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데 쓰이는 인공감미료 ‘아스파탐’이 ‘발암 가능 물질’로 분류될 예정이다.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더 단 저칼로리 인공 감미료로,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다.
로이터통신은 29일(현지시간) 세계보건기구(WHO) 산하 국제암연구소(IARC)가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지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. 이 연구소의 결정은 그동안 수차례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치열한 논쟁이 예고된다.
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IARC는 7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5개군 중 ‘2B군’으로 분류할 예정이다. 2B군은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발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고려되는 물질을 말한다. IARC는 1300건의 연구를 검토해 이러한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진다.
이 사실이 알려지자 반박 주장들이 제기됐다. 국제감미료협회는 IARC는 식품안전기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. WHO, FAO(유엔식량농업기구)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는 아스파탐을 감미료로 소비해도 안전하다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IARC의 결정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. 미국암협회 역시 유럽식품안전청(EFSA), 미국식품의약국(FDA) 등 여러 주요 기관들이 아스파탐과 암 발생 사이의 결정적인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.
IARC의 결정은 몇 차례 논란이 있어왔다.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. 연구소는 가공육을 담배, 대기오염과 마찬가지로 암을 일으키는 근거가 명확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. 매일 가공육을 50g씩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% 증가한다는 건데, 매일 이 같은 양의 가공육을 먹기 쉽지 않고 먹는다 해도 100명 중 18명만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.
2B군은 오해의 소지가 더욱 크다. 발암 물질이 아닌 발암 가능 물질이기 때문에 근거가 더욱 제한적이다.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하지만 동물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있거나, 발암물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거나, 동물과 인간에서는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세포나 화학연구 수준에서 발암물질 근거가 있는 물질일 수 있다.
국제협회인 칼로리조절위원회의 로버트 랭킨 회장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“아스파탐은 널리 연구돼온 안전한 음식 재료 중 하나”라며 IARC의 결정이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.
아스파탐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최신 연구로는 프랑스 소르본대와 국립농업연구소, 국립공예원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가 있다.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 감미료를 섭취하는 사람은 유방암, 비만 관련 암에 걸릴 확률이 13% 높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. 이러한 형태의 연구는 상관관계를 살핀 연구로,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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